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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중앙의료원의 영성은
치유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하여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살피는데 있다. 우리는 이 영성을 구현하기 위하여 숭고한 사명감을 지닌 의료인을 양성하고
의학을 연구·발전 시키며 사랑에 찬 의료봉사를 베풀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 I.우리는 환자의 육체적 질병과 마음의 고통을 덜어주며 끊임없는 기도와 봉사로써 우리 자신은 물론 환자와 그의 가족도 병을 치유하는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믿음을 갖도록 한다.
- II.우리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지닌 역량있는 의료인을 양성하고, 이들 모두가 그리스도를 닮아 아낌없는 사랑으로 환자를 보살피도록 교육한다.
- III.우리는 질병 퇴치를 위한 최선의 치료와 예방 및 재활에 힘쓴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 생명의 신비와 존엄성을 해치는 어떠한 연구도 하지 않는다.
- Ⅳ.우리는 건강을 회복하는 환자가 하느님의 사랑을 새롭게 체험하고 그분의 자녀가 되도록 이끈다. 또한 죽음을 맞는 이들이 하느님 나라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인간다운 품위를 지니도록 돕는다.
- Ⅴ.우리는 가난하고 의지할데 없는 환자의 어려운 형편에 마음을 기울여, 이 환자들도 따뜻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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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가 지난 2,000여년 동안 의료 활동에 깊이 관여해 온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창설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현존으로서 지상 교회가 나자렛 예수님의 삶과 활동을 본받으며, 그분의 치유 능력을 성령의 선물로 받아(Ⅰ고린 12,9) 환자들에게 실천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 데 있습니다. 더구나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창세 1,27)의 생명을 존중하고 인간 성숙과 사회 발전에 기여해야 할 교회로서, 이를 위한 기술적 연구와 봉사를 내용으로 하는 의료 사업에 솔선수범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1980년대 초까지 교회 의료 사업은 주로 자선 의료 활동을 그 기본 내용으로 해 왔습니다. 이는 건강이 인간의 기본권으로 인정받지 못한 정치, 경제, 사회 제도 하에서 질병을 가진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이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며, 이들을 교회가 돌봐주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시작된 급격한 사회 변천과 의료의 사회화 추세는 점차 교회 의료의 이런 사회적 기능을 감소시켜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교회 의료가 담당해야 할 사회적 역할 자체가 축소되었거나, 그로 인해 교회 의료의 존재 이유 또한 소멸되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오늘날 의학은 인간 공동 생활 안에서의 교육의 경향, 전인적 평가, 조직 사회의 상관적 생활 행동, 변천되거나 잊어버린 가치관의 회복, 그리고 인류의 희망을 위한 새로운 의미 부여 등에 있어서 과거보다 더 중요하게 되었고ㆍㆍㆍㆍㆍㆍ”라고 가르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씀처럼, 오늘날 교회 의료는 오히려 새로운 차원의 의료 활동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현존을 증명해 보일 의무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최근에 와서 의료의 다양성과 현대적 관리 운영의 전문성으로 말미암아 원칙적이고 전통적인 교회 의료 활동을 펴는 데 있어서 많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뒤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따라서 오늘날 우리 교회 의료는 시대에 맞는 관리 운영으로 우리의 사업을 펴 나가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며,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더 올바른 직업관과 높은 윤리 의식으로 철저히 무장하여 가톨릭 의료 정신을 구현하는 일에 매진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 모두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추구해야 할 본래의 사명을 재확인하며, 교회 의료 기관으로서의 사명과 지향하는 바 설립이념을 정립하고, 우리 모두 이에 따라 모범적으로 생활하도록 스스로를 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과 자각에서 “가톨릭중앙의료원 이념”* 을 제정하게 된 것입니다.* 1986년 11월 24일 제정된 “가톨릭중앙의료원 이념”은 이후 2015년 3월 23일자로 그 명칭이 “가톨릭중앙의료원 영성”으로 변경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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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중앙의료원의 영성은 치유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하여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살피는 데 있다.
우리는 이 영성을 구현하기 위하여 숭고한 사명감을 지닌 의료인을 양성하고, 의학을 연구 발전시키며 사랑에 찬 의료 봉사를 베풀고자 끊임 없이 노력한다.<가톨릭중앙의료원 영성>의 전문은 총론적인 성격을 띠는 것으로서 궁극적으로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한다는 기본 정신과, 구체적인 의료 봉사를 통해 이를 실천하고자 하는 우리의 다짐을 담고 있다.
1.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을 고통으로부터 근본적으로 해방시키는 데 온 생애를 바치셨다. 이 사실은 성경에 표현된 예수 그리스도의 치유 행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2.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함
예수님께서는 나환자를 고치셨고(마태 8,2-4), 백인대장의 하인을 낫게 하셨으며(루카 7,1-10), 베드로의 장모와 많은 마귀 들린 사람들과 다른 병자들도 고쳐 주셨다(마르 1,29-34). 또한 중풍 병자와(마르 2,1-12) 하혈하는 부인(루카 8,40-56), 소경과 벙어리들을(마태 9,27-34) 고치셨으며, 죽은 회당장의 딸과(마태 9,18-님6) 과부의 아들(루카 7,11-17), 그리고 라자로(요한 11,38-44)를 살려 주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렇게 많은 환자들을 치유하신 근본적인 동기는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었다.
그러므로 치유는 사랑의 열매요, 귀결이다. 사랑과 연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면, 우리의 의료는 육체적 치료는 될지언정 참된 인간 치유는 되지 못한다.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한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가톨릭 교회는 창설 초기부터 구료 사업을 통하여 환자 각 개인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관심과 연민을 드러내려고 하였다. 다시 말해 환자를 치유하는 예수님의 모습과 정신을 본받으려 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환자를 치유함에 있어 앓고 있는 병이나 병력에 관심을 두지 않고, 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관심을 두셨다. 다시 말해 예수님께서는 어떠한 증세가 있는지, 언제부터, 왜 그렇게 되었는지, 얼마나 아픈지 등을 물어보기보다는 병을 앓고 고통스러워하는 환자 자체를 불쌍히 여기셨고, 환자의 삶을 좌우할 수 있는 신념인 믿음에 대하여, 혹은 그가 지니고 있는 인간적 결함에 대하여 말씀하시곤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바라셨기 때문에, 환자의 육체나 정신적 질병을 치유하시면서 모든 생명과 질병의 치유는 바로 하느님께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자 하셨다.
3. 실천 의지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치유 활동을 본받고 실천하는 것이 바로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전문의 후반부는 영성 구현을 위한 실천 의지와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전문의 후반부에서는 숭고한 사명감을 지닌 의료인을 양성하고, 최신 의학을 연구·발전시킴은 물론 전인 진료 차원에서 보다 양질의 진료를 베풀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인간애와 선교 정신에 바탕을 둔 원목 및 자선 활동을 펴 나가려는 실천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한국에 가톨릭 교회가 들어온 지 200여년, 그 동안 우리 교회는 선교 활동 초기부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하여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고, 환자들을 돌보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역 교회와 수도 단체들은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환자들을 돌보기 위한 자선 의료 시설들을 설립하고 운영해 왔다. 특히 1936년 성모병원을 개원하여 보다 현대적인 의료 활동을 펴는 데 노력하는 한편, 1954년에는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전문 의료인 양성을 목표로 의과대학을 설립했으며, 1962년에는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을 총괄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을 발족시켜 국내에 의료원 제도를 최초로 시작하는 모범을 보이기도 하였다.가톨릭중앙의료원은 그 동안 가톨릭 정신에 입각하여 국민 보건과 의료 향상을 위한 교육, 연구 및 진료 사업 등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의료 활동을 해왔으며, 이를 통해 다른 의료 기관의 귀감이 되어왔다.
그러나 점차로 비대해지는 기관의 운영과 급격한 의료 환경의 변화로 인해 우리의 본래 사명과 사회를 향한 구체적 역할 수행을 소홀히 하게 될 위험도 없지 않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우리는 환자의 육체적 질병과 마음의 고통을 덜어주며, 끊임없는 기도와 봉사로써 우리 자신은 물론 환자와 그의 가족도 병을 치유하는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믿음을 갖도록 한다.
각론 1은 질병의 참된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과 전인 치료에 대한 우리 모두의 다짐을 표현하고 있다.
1. 전인 치료
가톨릭중앙의료원 및 산하 기관에 종사하는 우리 교직원 모두는 의료 사도직을 수행하는 자로서 치유의 봉사직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치유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하며,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양질의 의료를 베풀도록 힘쓰는 한편, 모든 질병의 치유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것이고 우리는 단지 그분의 도구일 뿐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질병은 인간의 육체뿐만 아니라 마음과 정신까지도 병들게 한다.
몸이 마음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마음 또한 몸에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육체적인 질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고통까지 제거해 주어야 완전한 치유가 이뤄진다.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나병, 뇌성마비뿐만 아니라 정신 질환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병을 치료하실 때 병 자체만을 치료하신 것이 아니라 심리적 장애도 꿰뚫어 보시고 사랑으로 인간 전체를, 다시 말해 전인 치료를 해 주셨다.
환자는 단순히 신체 장기의 손상에 따른 각종 증세나 병적 기능, 또는 정신적 장애 상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포심과 희망도 갖고 있으며, 병고에서 헤어나려는 열망도 지닌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
질병의 치유 과정에서 심리적인 측면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매우 크기 때문에, 환자의 마음이 평온하지 않고서는 질병의 치유를 기대할 수 없다. 환자에게 마음의 안정을 주기 위해서 의료인은 무엇보다 환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의료인이 환자와 가족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말과 행동이 단정하고 정중해야 하며, 질병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자세히 설명해 주어야 한다. 의료 사도직을 수행하는 우리는 인간의 영적, 심리적, 육체적인 면을 포함하여 인간 전체를 사랑으로 치료하는 전인 치료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2. 치유자이신 그리스도모든 치유는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이며 우리는 단지 하느님의 치유 계획에 동참할 뿐이라는 겸허한 마음을 갖고, 환자와 그의 가족들도 이와 같은 믿음을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바라셨기 때문에, 환자의 육체나 정신적 질병을 치유하시면서 모든 생명과 질병의 치유는 바로 하느님께로부터 온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자 하셨다.
그래서 늘 환자나 가족에게 “내가 그렇게 해 줄 수 있다고 믿느냐?”(믿음의 촉구),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네 믿음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안심해라. 네 죄는 사하여졌다”(믿음의 확인)는 말씀으로 치유 기적을 행하셨고, 이를 통해 환자나 가족의 구원을 도모하셨다.
3. 치료에 대한 믿음
따라서 우리는 가톨릭 의료 기관에 찾아오는 환자들이 ‘질병을 치유하시는 분은 하느님’이라는 믿음을 갖고 병의 치료 결과를 하느님의 뜻에 맡기도록 곁에서 도와 주어야 할 것이다.우리는 생명체의 해부, 생리, 병리 및 치료 과정 등에 관해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더 깊이 고찰해 보면 실은 그 중의 일부만을 알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다시 말해 인간의 지식과 기술에는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
현대 의학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들도 많지만, 현재의 의학 지식과 기술로 치유할 수 없는 질병들도 허다하다.
한편 현재의 의학 지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뜻밖의 치유 과정들도 종종 경험한다. 그러므로 현대 의학으로 치유되지 않는 경우에도 우리는 하느님의 뜻이 반드시 인간의 뜻과 일치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깊이 깨닫고, 항상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께 의탁하고, 하느님께서 늘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믿음 안에서 진료에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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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지닌 역량 있는 의료인을 양성하고, 이들 모두가 그리스도를 닮아 아낌없는 사랑으로 환자를 보살피도록 교육한다.
각론 2는 실력 있고 사랑에 찬 의료인을 양성하겠다는 우리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서, 의과대학 학생들은 물론 우리 기관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들이 최신의 기술을 익혀 실력 있는 의료인이 되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교회 의료 기관 종사자답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도록 교육한다는 다짐을 표명한 것이다.
1. 역량 있는 의료인 양성가톨릭 의과대학을 통해 실력 있는 의사와 간호사를 양성하는 일은 우리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들 가운데 하나다.
가톨릭 대학을 졸업하는 모든 의사와 간호사들이 병원에서는 자신 있게 환자 진료와 간호 업무를 수행하고, 지역 사회에서는 주민의 건강 증진 활동에 앞장서는 의료인이 될 수 있도록 이들에게 최상의 의학 교육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의학 교육 방법론의 도입과 시설 및 인력 개발에 있어서 다른 어느 대학보다 앞서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또한 의료원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들에게도 환자 진료는 물론 병원 생활 전반에 필요한 새로운 지식과 기술, 그리고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적절한 직원 교육을 실시한다.
2. 첨단 의학 연구와 기술 개발우리는 역량 있는 의료인 양성과 최상의 의료를 제공하는 일에 있어 끊임 없는 노력을 다짐하는 동시에, 이 점에 있어 국내 어느 의료 기관에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자긍심 또한 갖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다짐과 자긍심이 우리로 하여금 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의학 연구와 기술 개발에 앞장서도록 자극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 동안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성의 장학 제도를 통해 특수 연구 개발과 교원의 해외 연수를 지원해 오고 있으며, 수준 높은 연구 논문의 외국 발표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최첨단 의학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우리 가톨릭중앙의료원이 국내외에 널리 알려지고, 그만큼 지역 사회와 인류 전체의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3.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의료인상 구현가톨릭 교회의 모든 의료 활동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따라서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지향하는 의학 교육은 우선 참된 인성 교육에 바탕을 두어야 하고, 우리의 모든 의료 활동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다른 어느 의과대학보다 앞서 가톨릭 대학이 의학 윤리를 정규 강좌로 개설하고, 병원내 호스피스 활동을 비롯하여 원목 활동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우리의 정신 때문인 것이다.
사랑을 실천하는 의료인상을 구현하는 일이 물론 한 두 과목의 윤리 교육이나 일부 원목 담당자들에 의한 봉사 활동으로 완결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윤리 교육과 봉사 활동을 통해 기관의 영성과 실천 의지를 되새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할 것이다.
교직원 모두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의료인이 되겠다는 이러한 다짐은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추구하는 영성 구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
우리는 질병 퇴치를 위한 최선의 치료와 예방 및 재활에 힘쓴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 생명의 신비와 존엄성을 해치는 어떠한 연구도 하지 않는다.
각론 3은 가톨릭중앙의료원의 기능이 단지 질병 치료에만 있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질병 예방과 재활, 생명 수호에 있음을 표명하고 있다. 인간 생명은 오로지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이를 거절하거나 파괴할 수 없으며, 이처럼 고귀한 인간 생명을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모두 동원하여 질병 퇴치에 힘쓴다는 점을 각론 3은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첨단 기술이라 할지라도 인간 생명의 신비와 존엄성을 해치는 일은 결코 행할 수 없다는 점을 각론 3은 분명히 밝히고 있다.
1. 최선의 의료최선의 치료라 함은 학계에서 인정되는 최선의 의료 기술과 심리 치료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치료를 말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최신 의학 정보를 지속적으로 습득하고 기술을 연마하여 양질의 의료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윤리적인 사명감으로 우리 자신을 무장할 것이다.
인간이 지닌 존엄성 면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따라서 지구상의 모든 인간, 특히 모든 계층의 환자에게 균등하게 양질의 의료를 베풀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최신의 의료 진단 및 치료 시설을 갖추는 한편, 의료진 구성원 모두는 인간애를 바탕으로 전인적인 진료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겠다.
2. 예방과 재활질병을 치유하는 것보다도 예방을 통해서 질병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이다. 여러 가지 전염병이나 성인병 예방과 각종 사고 및 산업 재해 예방을 위하여 지역 사회 주민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 광범위하게 계몽할 필요가 있다.
특히 근래에 와서 각종 사고의 증가와 의료 발달에 따른 생존율 증가로 인해 자립적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장애자가 많아졌으며, 평균 수명 연장에 따른 노인 장애자의 수도 크게 늘어나 장애자의 재활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가 되었다.
자립 생활을 할 수 없는 장애자는 여전히 환자로 간주되며 재활 치료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새로운 의료의 개념이다. 재활 치료를 통해 장애자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일은 인간다운 삶을 강조하는 가톨릭의 근본 정신에도 부합한다 하겠다.
3.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는 연구 금지인간을 질병에서 해방시키고 삶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지속적인 의학 발전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의학 발전 과정에서 인간 생명의 신비와 존엄성을 해치는 연구가 진행된다면, 이는 가톨릭 정신에 위배된다.
예컨대 자연법에 의하지 않는 인공적인 수태 조절, 인공 수정, 임신 중절, 안락사 등은 인간 생명의 신비나 존엄성을 해치는 행위로 규정된다. 이와는 반대로 임종 환자가 편안하고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호스피스 활동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장기 이식술은 자기 희생을 통해서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숭고한 일이기에 장려되어야 하지만, 이를 위한 장기 매매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는 약물이나 수술을 통한 인체 실험은 물론 생명 자체를 직접적인 실험 대상으로 삼는 연구는 생명의 존엄성을 해치는 행위이므로 결코 용인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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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건강을 회복하는 환자가 하느님의 사랑을 새롭게 체험하고 그분의 자녀가 되도록 이끈다.
또한 죽음을 맞는 이들이 하느님 나라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인간다운 품위를 지니도록 돕는다.각론 4는 교회 의료 기관으로서 우리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수행해야 할 사목적 기능과 특히 임종자들을 위한 선종 봉사 기능을 명시하고 있다. 우리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있어서 병과 고통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고, 병의 고통과 치유과정을 통해 환자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도록 도우며, 또 죽음이 인생의 종말이나 실패가 아니라 최후의 치유와 생의 완성임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전인 치료의 일환으로 원목 활동과 호스피스 활동을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1. 질병 회복을 통한 하느님 사랑의 체험예수님께서는 환자들을 대하시고 측은한 마음이 들어(마태 20,34) 그들을 치료해 주셨다.
예수님의 치유 행위는 이 세상에서 질병이 모두 소멸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이 끝날 때 질병을 완전히 소멸시키실 하느님의 능력이 예수님을 통해 이미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모든 환자들에게 예수님께서 요구하신 것은 단 한 가지다. 신앙이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므로, 믿으라고 말씀하신다(마태 9,28; 마르 5,36; 루카 8,50; 9,23).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행하셨던 치유 기적들은 하느님 나라에서 인류가 장차 누리게 될 완전한 상태를 미리 맛보게 하는 셈이다. 하느님 나라의 표징으로서 기적적인 치유는 병의 체험을 통해 우리 인간을 더욱 성숙하게 하고,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깨닫게 한다.의료인들은 치유 과정에 있는 환자들이 병과 고통을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며, 하느님의 자비를 믿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요한 15,7).
2. 죽음의 의미와 신비모든 사람은 죽음을 체험한다. 성경은 죽음의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죽음의 사실을 담담하게 얘기하고 있다. 누구나 ‘보게 될 죽음’(시편 89,49; 루카 2,26; 요한 8,51)이요, 또한 ‘맛보게 될 죽음’(마태 16,28; 마르 9,1; 루카 9,27; 요한 8,52; 히브 2,9)이기에 우리 모두는 죽음에 대처해야 한다.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시기 이전에 우리 인생에는 단지 죽음의 허무와 비극만이 있었지만,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돌아가심으로써 죽음 자체를 이기셨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죽음은 이제 신앙인에게 있어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히 살기 위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인간의 역사 안에 들어와서 우리 인간과 똑같은 조건으로 생활하셨던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처럼 죽으심으로써,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을 죽음에서 해방 시키셨다. 우리는 치료 과정에서 현대 의학의 힘으로는 환자들이 죽음에 이르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경우들을 더러 본다. 우리는 이런 경우들을 치료의 실패로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죽음을 생명의 현실이며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죽음은 인간이 도달하는 최후의 성숙이며, 병의 최종적 치유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임종자들이 인간다운 품위를 지닌 채 자신의 죽음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할 것이다.
3. 원목 활동과 호스피스 활동을 통한 그리스도의 사랑 실천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당신처럼 병을 고칠 수 있는 능력을 제자들에게 부여하셨고(마태 10,1), 승천을 앞두고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에는 제자들의 복음 선포에 있어 치유의 표징이 뒤따르리라는 것을 약속하신다(마르 16,17-18).
사도행전은 예수님 부활의 실제성과 예수님 이름의 권능을 드러내는 치유 기적 사화를 여러 차례 전하고 있다(사도 3,1-3; 8,7; 9,32-34; 14,8-10; 28,8-9).그러므로 우리 의료원의 모든 직원들은 그리스도와 같은 사랑으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고, 자신의 직무를 교회 선교 활동의 일환으로 간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의료진과 원목 부서는 물론 모든 관리 부서에 이르기까지 가톨릭 교회의 분위기가 무르익도록 직원들 모두가 업무와 기도, 전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는 자각과 긍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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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환자의 어려운 형편에 마음을 기울여, 이 환자들도 따뜻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쓴다.
각론 5는 교회 의료 기관으로서 가톨릭중앙의료원이 갖는 자선 의료와 복음적 경영에 대한 실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루카 4,18)는 말씀에서 보듯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 대상이 가난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각론 5는 근거하고 있다. 진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자선 의료 혜택을 베푸는 일은 바로 가난한 이들의 참된 벗이었던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체현하는 일이며, 이를 통해 그리스도의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다.
1. 가난한 사람
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해둘 점은, 주는 자와 받는 자 모두가 가난과 자선 의료가 지닌 참된 의미를 깨닫고 이를 올바로 실천함으로써, 이 일이 순수하게 복음 정신에 따라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일반적으로 자기가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 필요로 하는 것을 갖지 못한 물질적인, 경제적인 빈곤을 가난으로 볼 때 우리 주변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더 나아가 필요로 하는 것을 자유, 행복, 성공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 해석하면, 가난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각론 5에서 얘기하는 가난은 물질적, 경제적인 궁핍으로 축소 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가난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성경의 가르침은 가난의 의미를 여러 가지로 얘기하고 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마태 5,2)과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필리 2.6-7)와 같은 말씀에서는 탐욕에서 벗어나 물질에 대한 끝없는 욕심을 버릴 수 있는 영성적으로 가난한 사람이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임을 얘기하고 있다.
이처럼 성경에서 얘기하는 “가난한 사람”에는 실제로 경제적으로 궁핍하게 살며 도움을 받아야할 사람과, 이들을 돕기 위해 자선을 베풀 수 있는 복음적, 영성적으로 가난한 사람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복음적, 영성적으로 가난한 사람이 될 때에 비로소 우리는 물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기쁜 마음으로 도울 수 있다.
따라서 “신자들은 모두 함께 지내며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사도 2,44)는 말씀은 ‘소유권의 포기’를 뜻하는 말이 아니라, 재산을 서로 내 것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협력하여 공동체 안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자는 목적의 ‘재산 공유’를 뜻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모든 사람이 가난하다고 느끼는 상대적인 가난의 의미를 복음적, 영성적인 가난의 의미로 승화시켜 경제적으로 가난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난한 마음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을 모두 “가난한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다.
2. 자선 의료자선은 내가 소유한 것을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자선은 기관과 조직을 통하여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
자선 행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부를 소유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 예수님께서 부(富)에 대해 여러 차례(마태 19,24; 8,36) 경고 하신 것은 부 자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일깨우는 한편 자선을 베풀도록 권고하시기 위함이었다. 부유한 사람은 가난한 이웃을 위해 끊임 없이 자선을 베풀어야 한다. 또한 도움을 받아야 하는 대상자 선정은 보다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의료 기관도 복음적 의미로 가난한 공동체가 되어야 하며, 이는 ‘영성적인 가난’을 기반으로 물질적으로 가난한 환자들에게 아낌 없이 자선 의료를 베풀 때에 비로소 가능하다. 물론 진료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면제받은 가난한 환자에게도 진료비를 지불할 수 있는 일반 환자와 동등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자선 의료의 의미는 의료 기관 밖으로도 확대되어야 한다. 환자들의 진료비로 발생한 이윤만으로 자선을 베풀기에는 기관의 부담이 너무 크다. 기관의 종사자들이 먼저 자선 기금 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함은 물론, 교회 공동체에서도 다른 사업에 투자하는 것 못지 않게 자선 의료에 참여하여 그 짐을 분담하여야 한다.
가난한 사람을 단순히 기관에 소개하거나 인도만 하는 행위는 참된 의미의 자선이 아니다. 기관의 시설과 물품을 임의로 이용한 개인의 자선 행위는 부당하다.
3. 복음적 경영의료 기관은 환자들로부터 받은 진료비와 선의의 사람들이 내는 헌금으로 경영되는 공동체이며, 기관의 진정한 주인은 하느님이시다. 따라서 사용자는 사회법적인 주인일 뿐 참 주인이 아니다. 법적인 주인은 위임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므로, 자신에게 본래 주인의 뜻을 바르게 구현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환자 진료에 필요한 좋은 의료 시설과 장비 구입, 사랑에 찬 의료인 양성, 의학의 연구 발전을 위하여 최선의 경영을 지향하는 한편, 효과적인 투자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직원들에게는 정당한 보수를 주어야 하며, 선의의 온갖 정성을 다 기울여야 한다.
교직원들 또한 주인 의식을 갖고 사용자와 함께 기관의 공동선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맡은 임무를 창의적으로, 또한 성실하게 수행해야 하며, 영성적으로 가난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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